
K-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IP 전략
K-POP과 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패션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타들이 입은 의상이 해외에서 유행을 만들고, 국내 브랜드가 글로벌 쇼핑몰에 입점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로 나가는 길에는 화려함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지 기업이 상표를 먼저 등록하거나 디자인을 무단으로 모방해버리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국제 지식재산권(IP) 제도와 판롈르 보면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실제로 반복되는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K-패션이 더 오래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권리를 선점하고 관리하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름과 디자인, 왜 먼저 지켜야 할까
한국에서 수년간 인기를 얻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해외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 상표법과 다수 국가 법제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누가 먼저 등록했는지가 권리를 좌우합니다.
실제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는 한국 브랜드보다 현지 기업이 브랜드명을 먼저 상표로 등록해버려,
정작 원 브랜드가 자기 이름을 쓰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 경우 상표를 되찾기 위해 막대한 소송 비용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국제적으로는 마드리드 프로토콜이라는 제도를 통해 한 번의 신청으로 여러 국가에서 상표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WIPO(세계지식재산기구)에서 관리하는 공식 제도이기에 신뢰성이 높고,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절차입니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패션은 속도가 빠른 산업이기에 K-패션 브랜드의 의류나 액세서리가 무단 복제되어 시장에 퍼지는 속도 또한 매우 빠릅니다.
등록된 디자인이라면 법적 제재가 가능하지만, 등록이 없다면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유럽의 경우 비등록 공동체 디자인(UCD) 제도를 통해 공개만 해도 최대 3년간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증명 과정이 까다롭고 보호 기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디자인은 반드시 정식 등록으로 장기적 권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기술과 소재도 패션의 자산이다
최근 패션 산업은 단순히 디자인 경쟁을 넘어 친환경 소재, 기능성 섬유, 제조 공정 혁신 등 기술적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염색 기술이나 재활용 원단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특허를 통해 보호해야 경쟁사에 의해 쉽게 모방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패션뿐 아니라 섬유, 화학 분야 특허를 다수 출원하여 경쟁 우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유통자와 소비자, 모두가 책임이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는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외에서 정품과 가품을 구분해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선택입니다.
단순히 가짜를 사는 문제가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산업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통자의 책임 역시 점점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단순히 물건을 올려놓는 수준을 넘어, 상품 노출 방식이나 광고, 리뷰 관리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 사법재판소의 ‘로레알’ 판례는 플랫폼이 단순 중개자를 넘어서는 역할을 하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티파니’ 판례에서 플랫폼이 고의로 가품 유통을 방치하면 기여 침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따라서 판매자와 플랫폼 모두는 몰랐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습니다.
권리자와의 소통 라인을 마련하고 의심되는 상품에 대한 검증과 조치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례에서 배우는 교훈
실제 한국 브랜드들 가운데 일부는 해외에서 상표를 빼앗기고 오랜 소송 끝에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반대로 해외 진출 초기부터 상표와 디자인을 철저히 등록하고, 특허 전략까지 마련한 브랜드는 안정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두 사례는 명확히 대비되며, 결국 준비 여부가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K-패션의 미래는 IP 전략에 달려 있다
K-패션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이름과 디자인,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지켜야 합니다.
소비자는 정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창작을 존중하는 문화에 동참할 수 있고,
유통자와 플랫폼 역시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책임을 공유해야 합니다.
결국 K-패션의 성장은 IP 전략을 얼마나 선제적이고 철저히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K-패션이 일시적 열풍을 넘어, 장기적인 글로벌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길입니다.